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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1991년 4월 1일"
"보도"
4월 1일은 부활절 다음 날이었습니다
전날 밤 10시까지 보도국에 있다가
뒤셀도르프운테라트에 있는 집에 가는 길이었죠
그때 봤어요
도시가 사이렌 빛으로 가득했죠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
기자 생활하며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고
전에도 그 후에도 없었어요
전 경찰차를 쫓아갔는데
카이저프리드리히대로까지 가더군요
부유하고 유명한 인사들이 사는 동네죠
그때까지도 무슨 상황인지 몰랐어요
경찰관에게 물어봤어요
'무슨 일이에요? 도시 전체가 봉쇄됐네요'
경찰관 왈, '도시만이 아니라'
'고속도로도 폐쇄됐어요'
'수사망을 가동했거든요'
그래서 또 물었죠 '뭔 일이 생겼군요?'
'최악의 범죄요'라고 하더군요
경찰관이 물었어요 '로베더 청장 얘긴 들으셨죠?'
'로베더가 누군데요?'
'누군지 몰라요?'
'베를린 신탁청의 청장이잖아요'
'동독을 매각하는 사람요'
우리 부부는 스키 여행 중이었고
사건 당일 밤 뒤셀도르프로 돌아가던 길이었어요
로베더 집을 지나가는데 불이 다 켜져 있더군요
그 집 20m 앞에
경찰관이 있길래 딱 한 질문을 했습니다
'죽었습니까?'
'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명확하게 알겠더라고요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영화 방송을 갑자기 중단한 점 사과드립니다
슬프고 충격적인 소식이 있어 속보로 전합니다
신탁청 청장 데틀레프 로베더가
뒤셀도르프의 자택에서 피살됐다고 합니다
사망 시각은 월요일 밤 10시 30분 경이며…
"독일"
독일 제국
누구도 벽을 세울 마음은 없습니다!
분단국가, 서독과 동독
통합과 정의, 자유
적군파
잔혹한 테러범들이 광란의 공격을…
우리 조국 독일을 위하여
폐허를 딛고 일어나
베를린 벽을 허무십시오!
우리 조국이 통일됐습니다
융성하라, 우리 조국 독일이여
전 오스트리아에서 스키 타고 있었어요
"재무장관"
경호원들이 밤에 깨워선 알려주더군요
로베더 청장이 살해됐다고
스키는 딱 이틀 탔는데
정말로 고대하던 스키 여행이었거든요
경찰은 맨 위 창을 찍으라고 했지만
전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했어요
플래시를 켜고 찍으면
나중에 뭘 찍었는지 알 거라고 하더군요
집에 있을 때 전화가 왔어요
전 로베더가 피살된 이유를 바로 알겠더군요
"형사수사국 대테러팀 팀장"
우리 수사팀이 현장으로 출동했어요
범죄 현장 특별 수사대에도 알렸고
한밤중이었지만 수사에 바로 착수했어요
수많은 경찰이 도착했고
형사수사국도 왔어요
낯선 사람들이 현장 지휘를 맡으면서
전 쫓겨났죠
우린 새벽 3시에서 4시 사이에 도착했어요
상황 파악을 위해 먼저 자택에 들어갔는데
시체는 1층 서재에 그대로 누워있었어요
"형사수사국 홍보팀 팀장"
로베더 청장은 창 건너편
책장 앞 바닥에 쓰러져있었어요
- 안녕하세요, 슈모크 씨 - 안녕하세요, 포스 씨
뒤셀도르프의 내무부가
로베더 청장 피살 사실을 인정했나요?
네, 그렇습니다
도시는 충격에 휩싸였어요
로베더 청장은 호인이었지만
새로 맡은 일로 인해
신변이 위험했습니다
이건 정치적 행위인 게 확실해 보입니다
보도국으로 돌아가서 가장 먼저 한 건
필름을 인화하는 거였어요
그때 기억이 선명해요
사진은 충격적이었거든요
2개의 탄환이
평범한 일반 유리창을 관통한 걸 볼 수 있습니다
데틀레프 로베더는 1번 탄환에 맞아 피살됐고
2번 탄환으로 뒤에 있던 부인은 상해를 입었어요
관할 경찰이
충분한 보호 조치를 제대로 취했더라면
창문에 일반 유리가 아니라
방탄유리가 있었을 테니 탄환을 막았겠죠
지금까지도 이해 안 되는 건
왜 그 집 1층에만
방탄 유리창을 달았느냐는 거예요
제가 살던 집에는
창이란 창은 물론
문도 전부
습격에 대비해 설계됐거든요
분노와 연민의 감정이 듭니다
분노와 연민
보호받아야 할 게 보호받지 못해서 분노가 일고
국민을 향해선 연민이 들어요
국민은 국가를 신뢰했지만 국가가 지켜주지 못했으니까요
지켜주기 싫어했을 수도요
채널 1 독일 공영 방송에서 전하는 뉴스입니다
신탁청의 로베더 청장이
피살됐다는 소식입니다
피살된 인사는 지금까지 이룬 성과는 없었지만
전 공산주의 동독 경제 개혁의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좌익인 적군파는 본인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만
독일 안보 당국자에 따르면
구동독 비밀경찰인 슈타지도 연루됐을 거라고 합니다
연방 검찰 총장은 적군파가 진범인지에 대해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살인범은 금방 잡히지 않을 거로 보이며
미제로 남을 듯합니다
신탁청을 감독하는 바이겔 재무장관이
부활절 휴가를 황급히 접고 본으로 갔습니다
제 생각에 로베더는
독일 재통일의
순교자인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로베더에게 깊이 감사해요
신탁청에서 그 위험한 일을
용기 있게 기꺼이 맡아줘서요
독일의 국익을 위해서였겠죠
"순교자"
신탁청은 세계 최대 산업 지주 회사였어요
"신탁청 부청장"
그 지주 회사엔 15,000여 개의 동독 회사가 있었고
업종으론 조선소, 강철 주조 공장 직물 산업, 화학 산업이 있었죠
서구의 잣대로 보면 이 회사들엔
온갖 문제란 문제는 다 있었고
15,000개의 회사 모두 대규모의 구조 조정이 필요했죠
거대한 작업이었어요
아마 신탁청으로서도 처음으로
"신탁청 기업 변호사"
그 회사들을 분류해 구조 조정하고 정리하고 매각한 거였을 겁니다
"신탁청"
브로이엘 씨 피살 사건을 어떻게 보십니까?
전 직원은 슬픔에 빠졌지만 청장님의 과업을
계속 이어갈 걸 다짐했어요
그게 우리 일이고 혼신을 다해 완수할 겁니다
끔찍하고 기가 막히죠
할 말을 잃었어요
끔찍해요, 제 상사셨는데
슬픕니다
화가 치밀어 오르고요
제가 궁금한 건
왜 신변 보호 조치가 전혀 없었느냐는 겁니다
로베더 청장님이 피살된 다음 날
신탁청에 갔어요
부산스러웠고
신탁청은 여전히 굴러가고 있었어요
서 있는 투자자들 대출받으러 온 점장들
양도 신청 정보를 구하는 투자자들까지
딴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었죠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어떤 기관에서 일하는데
사장이 총에 맞아 살해돼요
얼마나 병든 체제이기에 그런 일이 생기게 둡니까?
서독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포기하고
동독으로 넘어와 이 일과 씨름한 분이에요
뮌헨이나 본 같은 데서 안전하게 있으면서
입으로나 떠들어대는 잘난 인간들과는 달리
그분은 여기로 와 문제를 맞닥뜨렸다고요
그런데 총에 맞아 죽다니 전 비정상이라고 생각해요
구동독의 경제는 붕괴 일보 직전이고
신연방주의 문제는 계속 산적해만 가는데
로베더 청장님이 왜 이 일을 맡았는지 많이들 궁금해합니다
"피살"
"5주 전"
청장님의 배경을 보면 답이 나올 듯싶은데요
1932년 고타에서 서적상의 아들로 태어났군요
튀링겐주에 있는 도시네요
독일 중부 출신이란 점이 결정에 일조했습니까?
네, 전 소위 말하는
신연방주에 늘 관심이 있었어요
본에서 지낼 때도 동독에 자주 갔고
통일은 제게 늘 의미가 컸죠
그래서 제 일에 대한
온갖 비평과 반감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할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덕분에 우리 앞에 놓인 난관을 간과할 수 있게 됐죠
과대해진 회사 거만한 직원, 구형의 장비
낮은 생산성 무엇보다 안 팔리는 제품까지
신탁청은 산적한 문제들로 정신이 없습니다
신탁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별로예요 - 왜죠?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은 이것저것 없애기만 했지
일자리를 만들진 못했잖아요
제 아내는 벌써 실업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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