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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있다 함은 무엇인가
맛있다는 개념은 어떤 것이다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꿈에서도 생각이 멈추지 않을 만큼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넘쳐났습니다
오밤중에 깨어 스시를 생각하고
꿈속에서도 훌륭한 스시의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했죠
"긴자 역"
어떤 직업을 가질지 결정을 내렸다면
그 일에 몰두해야만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그 일에 반해야 합니다
이게 안 돼 저게 안 돼 하면
평생을 한들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기술을 익히겠다고 생각했다면
평생 노력하며 기술을 연마해야 합니다
그게 성공의 비결이죠
또한 길이길이 남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비결이라 하겠습니다
저는 그간 식당 가이드북을 몇 권 펴냈고
도쿄에서 스시, 국수 튀김, 장어 요리를
가장 많이 맛봤을 겁니다
"맛과 사람이 만나다 야마모토 저"
"우오가시 일본 1호점"
"야마모토 음식 평론가"
그간 가본 식당 수백 곳 중
지로 씨의 식당이 단연 최고입니다
그 식당에 처음 갔을 때 긴장됐어요
몇 년간 다녔지만 여전히 긴장돼요
"스키야바시 지로 스시"
- 안녕하세요 - 네, 어서 오십시오
지로 씨는 스시를 만들 때 표정이 단호하죠
스시가 나오자마자
빨리 드시는 분이라면 편하겠지만
술 마시고 대화하며 천천히 드시는 분이라면
마음 편히 드시지 못합니다
지로 씨의 스시는 단순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요
각국 요리 명장이 지로 씨 스시에 감탄합니다
이렇게 단순한 스시에서
이런 깊은 풍미가 나오다니!
지로 씨의 스시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단순함의 극치가 순수로 통했다 할 수 있죠
실례합니다
네
식당 팸플릿 있나요?
팸플릿은 없고
- 명함만 있습니다 - 하나 주실래요?
명함 드릴게요
시즈오카에서 왔어요
여기 명함 두 장
- 예약 가능한가요? - 예약은 필수죠
언제부터요?
- 한 달 전부터요 - 한 달 전이요?
지금이 2월이니 3월 예약을 받습니다
- 그렇군요, 곧 전화 드리죠 - 네, 고맙습니다
점심이랑 저녁 예약 가능하죠?
네, 가능합니다
- 가격은 3만 엔부터입니다 - 3만 엔이요?
- 3만 엔부터요 - 그렇군요
스시 종류와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요
- 네 - 3만 엔부터요
술이랑 다른 요리를 먼저 주문해도 되나요?
스시만 취급합니다 다른 메뉴는 없어요
- 그래요? - 네
- 안주는요? - 없습니다
- 스시만 해요? - 네
- 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빨리 드시는 분은 15분 만에 다 드시죠
굉장히 비싼 식당이지만
손님들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요시카즈 지로의 장남"
대를 잇는 사람에게 기술을 가르치기 마련이지만
우리 식당에서
특별한 기술을 가르치는 건 아닙니다
그저 매일 노력하고 같은 일을 반복할 뿐이죠
한편 어떤 사람들은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혀나 코의 감각이
아주 민감한데
재능을 타고난 거죠
성실하고 고지식하게 일하면
어느 정도 수준에는 도달하겠지만
계속해서 해나가려면
재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 나머지는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렸죠
지로 씨는 똑같은 일상을 반복합니다
심지어 전철도 같은 위치에서 타요
설 연휴가 제일 싫다는 말도 하셨죠
휴일이 너무 길어서
빨리 일하고 싶대요
상상하기 힘든 일이죠
"준비 중"
안녕하세요
괜찮은가요? 힘줄은 어때요?
조금 단단하네
- 어린 참치라 그럴 겁니다 - 그래
힘줄은 괜찮아
맛없는 걸 손님께 내지 말라고 가르치고
준비 중에 내가 시식하며 확인을 해서
전보다 나아지도록 합니다
"나카자와 상급 수습생"
- 끝 맛이 싱거워 - 기름기가 많네요
이것도 맛이 별로야
- 몇 시간 담갔지? - 5시간 정도요
- 다시 집어넣어 - 좀 별로네
- 식초에 다시 담가 - 그래야겠네요
- 다시 절여 - 식초에 다시 담가
그것도 식초에 다시 담가
네
- 내놓기 전에 다시 시식하자 - 네
요리사가 스스로를
비판하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지로 씨처럼 엄격하진 않죠
생기가 넘치시고
항상 내일을 생각하십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맛있게 만드는 방법 좀 더 잘하는 방법 등을
늘 고민하십니다 지금도요
훌륭한 요리사에겐 다섯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진지한 자세로 일하며
언제나 최고의 요리를 완성합니다
둘째, 자신의 기술을 향상시키기를 열망합니다
셋째는 청결이죠
청결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맛있는 요리를 만들 리 없어요
넷째, 성격이 급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서
남에게 협력하는 역할보다는 지도자 역할에 능하며
완고하고 자기 방식을 고집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섯째
훌륭한 요리사는 열정적입니다
지로 씨는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완벽주의자죠
담배를 끊으신 것 외엔 30년 전과 다를 바 없고
그 외는 한결같습니다
"미즈타니 예전 수습생"
제가 배우던 시절 지로 씨는 유명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언제나 무척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휴일을 제외하고는 가게를 닫는 날이 없었죠
지로 씨가 식당에 계시지 않는 날은
장례식 같은 데 가실 땐데
그래도 식당은 열어두고 제가 손님께 양해를 구했죠
'지로 씨는 장례식에 가셔서'
'오늘은 제가 요리합니다'
저도 후회 없이 열심히 일했는데
지로 씨가 후회하신다면 이상한 거죠
그분 맏아들이 안됐다고 생각해요
안 그래요?
- 요시카즈도 벌써 50세니까 - 네
나보다 고작 열두 살 아래예요
요시카즈는 부친과 이렇게까지 오래 일할 줄은
몰랐을 겁니다
진작 은퇴할 줄 알았겠죠
10년 전에 은퇴하실 줄 알았어요
아버지가 70세에 입원하셨는데
그 후 롯폰기 힐스점을 열었죠
은퇴하실 뻔한 시기가 두 번 있었어요
아버지가 입원하셨을 때
일을 계속하실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언제부터 배우셨죠?
열아홉 살 때부터요
처음엔 싫었죠?
네, 처음엔 싫었습니다
처음 2년 동안은 도망가고 싶었어요
이 자리랑 이 자리에 앉히지
그럼 생글생글 웃던 다니구치 씨는 9번석
이분들은 1, 2, 3번석에 앉혀요
아니, 아까도 말했지만
작년에 예약하신 분들한테 그럼 안 되지
이쪽에 몰아 앉히고 다른 분들 자리를 만들어
식당 구석구석까지 내가 일일이 신경을 씁니다
그럼요
직원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것도
저는 알죠 무척 오래 일했으니까요
뭘 할지 세세하게 지시를 내립니다
일하기 쉽지 않은 곳이죠
저는 지로 씨가 60세 때까지 일했는데
지로 씨가 무슨 괴짜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매일같이 쉬지 않고 그저 일만 하십니다
그런 분이 장인이죠
장인은 매일 똑같은 일을 해 숙련된 사람입니다
장인은 구태여 특별해지려고 하지도 않아요
저는 지로 씨 표정만 봐도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알고
언제 잠자코 있어야 할지 감이 와요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죠
저는 요즘도 잘 때
발을 그분 방향으로 뻗지 않습니다
힘줄이 제일 질긴 부분을 잘라내
- 네 - 네
A번
작은 참치라면 숙성 기간이
사흘쯤 되고
큰 참치는 숙성에 열흘 정도 걸립니다
기름진 참치와 담백한 참치 중
요즘 분들은 대체로 기름진 참치를 선호하십니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엔 참치 대뱃살 요리가 흔했습니다
기름진 참치의 맛은 단순하고 예측이 가능하지만
기름기가 적은 참치는 미묘하고 세련된 맛입니다
"참치 중뱃살"
참치마다 고유한 맛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름기가 적은 고기에 풍미의 정수가 깃들어 있죠
"참치 붉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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