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142 lines.
아
김도겸
넌 오늘
뒤졌어
- (경찰1) 알았어, 알았어, 놔 -
- 칼부터 놔, 칼부터 -
하나, 하나, 하나!
- (연서) 놨어요 - (경찰1) 알았어요, 진정해
- (연서) 아! 억울해! - (경찰1) 알았어
오늘이 우리 1주년 기념일인데
딴 년 입에 고기를…
그 식당 내가 어렵게 예약한 건데
그 새끼 내가 사 준 시계 차고 있었는데
나는…
그렇다고 식칼을 들고 다니면 어떡합니까?
그건 뭐예요, 이 피 같은 거?
비트, 비트요
예?
자, 진정 좀 하고 말씀을 해 보세요
숨 쉬시고
후
비트
그, 비트 달라고…
그 비트 말고요, 근채류 채소
- 빨간 무, 베타인 성분의 -
붉은 색소가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항산화 작용을 해
암 예방과 염증 완화 효과가 있는 비트!
아
어, 영양사시랬지?
아, 근데 남친이랑 1주년 기념일에 비트를 왜…
사장님이 소시지를 안 드세요
예?
사장 놈이
소시지를 안 처드신다고요
무릇 소시지라 함은
90% 이상의 돼지고기 베이스에
계란, 양파, 청양고추 등등을 가득 채워
케이싱에 꾹꾹 눌러 담아 주는 것이 기본
그런데
비트, 단호박
이건 뭐였지?
아, 아무튼
입맛 요상한 사장 새끼를 만나 온갖 것을 다 넣어 봤지만
그 결과는…
다시
- - 다시
다시
다시!
다시!
다시!
사장 새끼가
지가 어릴 때 먹었던 소시지 맛을 찾을 때까지
중식단에 매일 소시지를 넣으라잖아요
- (경찰1) 매일? - (연서) 어
아이, 그래도 그렇지 누가 소시지에 비트를 넣어요?
제가, 제가 오죽하면 이러겠어요 오죽하면?
나는 원래 소시지를 안 먹는데
얼굴도 모르는 사장 놈을 위해
이렇게 저렇게 다 해 봤는데 그게 아니래
제 남친 바람난 거?
다 그 새끼 때문이에요
소시지에 미친
- 개새끼 -
미친 거 같아
- (경찰1) 응 -
- (직원1) 이번엔 뭐래? - (직원2) 무슨 소시지야?
- (직원3) 비트예요 - (직원4) 웩
- (직원5) 비트? 어휴, 씨 -
아, 무슨 모양도 맨날 이게 뭐야, 이게 진짜
야, 김도겸!
- 방금 뭐라고… -
- (직원8) 미쳤나, 왜 저래? - (직원9) 대박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짓?
- - 수고하셨습니다
- - 잠깐만요
사장님 식단 때문에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김 비서님
네, 시간 없으니까 가면서 듣죠
문이 닫힙니다
빨리 말해, 음식 식어
뭐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헤어지자
못 들었어?
헤어지자고
어, 나도 그럴 생각이야
근데 이유나 묻자
그 여자 때문이니?
봤어
어제 내가 예약한 레스토랑에 딴 여자랑 간 거
아
야, 거기 진짜 맛있더라
잘 먹었어
근데 거기 예약하기 힘들었을 텐데…
그래, 내가 야근한다고
1주년도 못 만나고
도겸 씨 외롭게 만든 거 내가 인정해
- 그렇다고 어떻게 바람을… - (도겸) 바람을 외로워서 피우니?
물리니까 피우지
어?
- (도겸) 연서야 -
직원들 요즘에 소시지 안 먹지?
그, 몇 주만 먹어도 물리는데 나는 1년이나 먹었잖아
뭐라고?
그만하자고, 질렸으니까
김도겸, 너…
문이 열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서 영양사님
물려?
질려?
니가 질리게 안 물려 봤지?
- 내가 제대로 물어 줄게 -
- - (남자2) 다시
죄송합니다
다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다시'?
- 우리 사장 같은 새끼가 또 있네? -
다시
- (사장) 다시 -
- (사장) 다시 - (남자2) 다시
- (사장) 다시! - (남자2) 다시
- (남자2) 다시 - (사장) 다시!
저기요
거기, '다시'
나 부른 겁니까?
네
- 나 알아요? - (연서) 알 바예요?
그냥 그쪽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요
저기요, 그냥요, 주는 대로요
처드시면 안 되세요?
'처드시면'?
어릴 때 먹던 맛
추억의 맛
잊을 수 없는 맛
그거 안 먹어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잖아요
근데 나는요
내가 먹어 보지도 못한 그 맛을 찾느라
좋아하지도 않는 소시지를
몇 달간 야근까지 하면서 남친도 못 만나고 만들었거든요?
게다가 남친이 다른 여자랑…
그 소시지에 미친 놈만 아니었어도
나도 매일매일 신선했을 거라고요
남친이 질리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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