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데이트는 지금까지 딱 한 번 해봤어
중학교 때였지
잔뜩 차려입고
남자아이를 만났어
그게 다야
하라주쿠에서 크레이프를 먹었어
모두 그렇게 하니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만약 '그'였다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순간이 됐을 거야
그런데 진정한 데이트가 아니었나 봐
만나는 내내 '그'만 떠올렸거든
가상놀이를 하는 기분이었어
함께 데이트한 남자아이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아
미안
내가 나빴어
우아해라
노리코, 일찍 일어났구나
오늘부터 여름방학 아냐?
안 돼요! 망치지 마세요!
뭐? 내가 어떻게 망친다는 거야?
우아한 분위기를 망치고 있잖아요!
애가 참 까다롭다니까
액세서리에 옷에 잔뜩 공들였구나
그게 어때서요? 나 자신을 위한 건데!
제발 나가요!
노리코
나도 아침 먹어야 해!
맞아
오늘은 내게 아주 중요해
어느 때보다도 예뻐 보이고 싶어
그를 위해서
좀 더 솔직하게는 날 위해서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그러고 싶어
다들 그렇게 해야 해
어디로 갈래?
그 누구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대체할 누군가를 찾으려 해선 안 돼
제7화 사랑은 잔뜩
쓰레기의 숙원
가장 소중한 것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싶어
그렇게 단순한 것이 가장 불가능한 일
"혹시 운명이 이루어진다면 당신은 운명의 사람"이라고
그런 말은 지금을 망칠까 봐 말할 수 없어
가까이 있어도 먼 느낌
왔다 갔다 하는 마음
"포기해" "포기하지 마"
끝나지 않는 꽃잎
보석상자의 자물쇠를 잠근 채
반짝이는 생각을 끌어안고
은은한 빛깔의 조각을 한숨에 숨기지
눈이 마주치면 피하지 마
봉인된 이 거짓말을 꿰뚫어 봐줘
참을 수 있을지 이제는 모르겠어
그러니까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마
괴로워
무서울 정도로 당신이 좋아
어?
하나비, 귀 뚫었네
네? 아녜요, 가짜예요
뚫지그래?
아플까 봐 겁나요
방금 그 말에 흥분됐어
무슨 소리예요?
뭘 보는 거야?
보지 마세요!
그만해요! 안 돼요!
장난친 거야 아무것도 안 봤어
노골적이네
아야!
미안하다니까! 만회할 테니 호텔로 가자
싫어요
그럼 보답할 테니 호텔로 가자
무슨 보답요? 난 안 간다니까요!
정신 사나워
호텔로 가자
돌겠네!
머릿속에 호텔밖에 없어요?
섹스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거예요?
거의 그래
난 남자잖아 그럼 안 돼?
- 그건 이유가... - 되지
성욕을 과소평가하지 마
난 그냥...
그다음에...
너무 빼면, 내가...
여보세요?
진도 천천히 나가고 싶댔잖아
그래, 금방 갈게
미안, 그만 갈게
누구예요?
같이 섹스할 여자
잘 가
- 잠깐! - 잠깐!
옷 늘어나겠어
미안
정말 괜찮겠어?
나야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지만
넌 지루할 수도 있어
네가 보고 싶다며? 그럼 가자
손잡고 싶어
하지만 당분간은...
- 기다려 - 알았어
넌 돌아서서 날 보겠지
그것으로 충분해
난 진심으로 행복해
- 극장이 텅 비었네 - 그러게
어떡하지?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집중할 수가 없어
무기와 나 말곤 극장 안에 아무도 없거든
극장이 우리 사이를 이렇게 가깝게 할 줄은 몰랐어
평생 당신을 사랑했어
사랑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미처 몰랐어요
이룰 수 없는 사랑은?
그건 고통 아냐?
널 사랑하니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어
그건 사실이 아냐
꽃을 피우지 못한들 사랑이란...
그건 거짓말이야
난 해피엔딩이 아닌 사랑은
원치 않아
영화 꽤 재미있었어
정말? 다행이야
다행이라고?
그러니까...
내가 고른 영화인데 네가 지루했다면 미안하잖아
내가 지루했다면 그건 영화 잘못이야
네가 걱정할 일이 아냐
사...
사랑해
무기
내 행동을 어떻게 느꼈을까?
무기
무기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잠들면
같은 꿈을 꾼대
무기한테 이 얘길 해주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
난 지금 꿈을 꾸는 기분이야
모카
배고파 뭐 좀 먹자
다행이야
아직 꿈에서 깨지 않았어
그래
그날 내가 왜 타쿠야를 붙잡았을까?
잠깐!
왜?
나랑 섹스할 거야?
그게 아니라...
잘 가
애처롭게 그를 쫓았지만
소용없었어
결국 그는 떠났지
내게 남은 건 고집스러운 자존심뿐
다른 건 없어
그에게 난 사랑의 대상이 아니었어
욕정의 대상일 뿐이었지
하지만 상관없었어
난 사랑과 욕정을 구분조차 못 하거든
누군가 내게 집착하면 좋겠어
날 갈망하면 좋겠어
하지만 난 아무것도 주지 않을 거야
빼앗기지 않을 거야 동등해선 안 되니까
제발 누군가...
누구든 상관없어
그저 날...
날 가치 있는 무언가로 생각해주면 좋겠어
문득 든 생각인데
언제부터 난 이런 '여자'가 된 걸까?
처음엔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을 뿐이었어
이유가 뭘까?
짝사랑을 하면 마음이 왜 공허해질까?
무기, 보고 싶어 만나자
'하나비'
네 폰이야?
받아
아냐, 됐어
나 때문에 그럴 것 없어
이것으론 충분치 않다는 걸 깨달았어
웃어
오늘 하루 즐거웠잖아
그거면 된 거야
그러니 웃어야 해
어서
맛있다, 그렇지?
모든 게 꿈이란 걸 깨닫는 순간
정말로 꿈이 돼
밤엔 아직 후텁지근해
늦게까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무기, 재미있었어
그랬어?
지금이라도 깨닫게 돼 기뻐
그래, 어차피 이뤄지지 못할 거라면
즐거웠던 추억으로 간직할래
완벽한 꿈을 만들어
내 마음속에서 언제든 재생하는 거야
영원히 나만을 위해
모카!
왜?
아까부터 내 시선을 피하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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