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186 lines.
승진가의 저택 지하실에 살고있던 아이는, 그렇게 세상에서 흔적이 지워진다.
제 17회
도현아! 도현아!
엄마!
도현아! 위험해! 얼른 내려와!
엄마!
도현아. 저 그네 길어서 엄마가 위험하다 그랬잖아.
도현이 몸 다치면 엄마 마음이 얼마나 아픈 지 알어?
알았어, 엄마. 다음에는 더 조심할게.
아이 착해라. 이렇게 예쁜 게 어디서 나왔을까?
어디서 나왔긴? 엄마 뱃속에서 나왔지.
우리 도현이 너무 똑똑해. 우리 도현이 너무 똑똑해요~!
아버님...
어떻게 된거냐, 저 아이는? 설명해 봐. 1993년, 미국
이미 질문에 답이 있는 거 같은데요.
설명이 필요없는 아이라면 제게 설명을 요구하지도 않으셨겠죠.
결혼 전 그 남자 아이가 맞습니다.
여기는 무슨 일로 오신거에요?
회사로 돌아와라.
할만큼 했습니다.
회사가 위험해. 홍수에 떠내려갔는지, 가뭄에 씨가 말랐는지,
눈씻고 찾아봐야 너만한 인재가 없어.
저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더이상 승진가의 며느리도 아니구.
니들 이혼서류, 아직 내 손에 있어.
법적으로는 넌 아직 내 며느리고,
준표의 아내고, 승진가의 사람이다.
아버님!
너 결혼할 때 가져간 재산. 네 부모가 사업으로 다 말아먹고,
저 아이 아빠 병원비로 쑤셔박고,
동냥받을 깡통하나 남아있다는 거 알고 왔다.
지주밑에 마름노릇 더이상 안합니다.
저 아이...준표 호적에 올려주마.
아무리 아버님 말씀이 승진가의 법전이고 성전이래도
준표씨가 받아들일만한 일일까요? 이게?
그 놈은 안돌아와.
인간으로도 자식으로도 포기했어.
원래부터 싹수가 노랬던 놈이었어.
태어날 땐 누구나 파릇파릇해요.
누군가 밟았으니 색이 변했겠죠.
네 아이가 남의 발에 밟힐 수도 있다는 건 생각 못해봤니?
혼외자식에 사생아야. 남들이 안밟을까?
부모가 밟지 않는다고 저절로 파릇파릇 커주는 세상이 아니란 말이다.
아이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해주마.
너 닮아서 잘만 커준다면 훗날 승진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겠지.
준표놈 가출로 승진 후계자 자리가 공석으로 되어 있으니 하는 말이다.
이, 이게...이게 누구라고?
요 예쁜 강아지가, 우리 준표꺼라구?
할머니한테 인사 드려야지?
안녕하세요, 할머니?
안녕못하드래도 안녕해야지.
우리 준표한테 자식이 있다는데, 안녕하다마다!
지 새끼가 이렇게 크는 것도 모르고 아비란 놈은 대체 어디를 헤매고 다니는 거야?
아이구, 박씨! - 예, 예.
그 아그랑 낚시 갔다드만, 고기는 좀 잡았당가?
소문듣고 도망갔는지 한마리도 없던데.
아유, 매운탕 얻어먹을려고 밤새 눈까뒤집고 기다렸는디.
아주 그냥 날 새부렀네 그냥.
수고하세요! 네~
아빠! - 응? 왜?
아빠는 "차"씨인데, 왜 사람들이 아빠를 "박"씨라고 불러?
쉿!
아빠 이름은 밝혀지면 안되거든.
왜?
자유롭게 살고싶어서.
이름을 숨기면 자유로워져?
어느정도는..
자유롭게 사는 게 뭔데?
음..남이 이렇게 살아줬으면 좋겠다 싶은대로 사는게 아니라,
내가 생긴대로 사는 거.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거.
그렇게 살아도 안 혼나는 거.
아빠가 하고 싶은 게 뭔데?
배를 하나 사서,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고
낚시도 하고,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맘에 드는 곳 있으면 내려서 일도 하고.
그렇게 사는 거.
내가 사줄게.
뭘? - 배 !
진짜? 진짜 아빠한테 배 사줄거야?
응! 배에 이름도 새겨줄게. 뭐라고 새겨줄까?
페리 박! 페리 박호, 어때?
오케이! 페리 박호!
너, 아빠랑 약속 한거다? 꼭 사줘야 돼?
아! 기분 좋다!
애 학교 보내야 돼.
왔어?
애 학교 보내야 된다구요.
보내. 뭐가 문제야?
뭐가 문제야?
무호적자라 취학 통지서가 안나오잖아!
이젠 더 못버텨. 본가로 들어가.
그만큼 방황했으면 충분해.
본가하고는 인연끊었다고 했잖아.
사춘기 아직 안끝났어?
칠순 될때까지 사춘기 할래?
애를 언제까지 무호적자로 둘거야?
그러게 먼저 당신 호적에 올리자고 했잖아.
당신 아들을 왜 내 호적에 올리래?
당신 호적에 올리면 깨끗할 일을!
당신 왜 이러는 지 모르는 거 아니야. 근데, 꿈 깨.
그 집안 사람들 당신 취급안해줘. 그냥 살던대로 살자구.
그래서? 당신은 내가 식당나가서 벌어오는 걸로 일생살고,
애는 평생 무호적자로 살게 하구?
집 나올 때,
핏줄이고, 탯줄이고, 연줄이고 다 끊고 나왔어.
살아있는 동안 내 발로는 못가.
자식 일에 부모가 자존심을 앞세워?
그러고도 당신이 아버지야?
아빠... - 응.
어, 아니야. 어, 그래...
싸운 거 아니야.
두 번 말안해, 나. 들어가!
얘한테 제삿밥 얻어먹고 싶으면
자존심 한 번 꺾고, 허리 한 번 굽히란 말이야!
서울가지요? - 네, 서울 갑니다.
예. 감사합니다.
아빠. 집에 가기 싫어?
아니야, 집에 가기가 왜 싫어?
거기 가면 할아버지도 있고, 할머니도 있는데.
그럼 엄마는?
일단 우리 먼저 인사 드리고 곧 오게 해야지.
저 여자가...왜 여기 있습니까?
누굽니까, 저 아이는?
누구긴? 네 자식이지.
서연이가 미국에서 낳아 데리고 들어왔어.
내 아이요?
찢어. 네 손으로.
이 집안에 쓸만한 물건 서연이 쟤 하나야.
6년 전 집을 나갈때, 저 여자랑은 이미 끝났습니다.
그럼 네 아들 데리고 나가! 호적엔 못 올려줘!
결정을 해. 네 아들이라도 건질래, 아니면
어디서 근본도 모르는 천박한 여자 구제한다고
아들이랑 여자 둘 다 놓치고 말래?
아버지 말씀대로 할 테니까,
민서연이 데리고 들어온 저 아이부터 정리해 주십시오.
뭘 정리해? 네 새끼를 정리해?
제 아이 일리가...
잔말말고, 내 말대로 정리하고 들어 와.
제 자식일리 없습니다.
저는
저 잘난 여자를
단 한번도 안은 적이 없으니까요.
너 이름이 뭐야?
준영이. 차준영. 너는?
내 이름은 도현이. 차도현.
도현이?
준영아, 좀 더 높이 뛰어 봐. 좀만 더!
알았어!
자네 대체 뭐하는 인사야?
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자네 뭐하고 있었어?
면목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쪽 대응 방안은?
각 언론사에 관련 기사 철회를 강하게 요청했습니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들도 내리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차 대기시켜.
벌써 나가시게요?
네 짓이야?
또 생사람 잡으시네. 제가 또 뭘 어쨌는데요?
신문 좀 읽고 살아.
차준표 승진그룹 전 회장 재기 가능성 희박
차준표 승진그룹 전 회장 뇌사상태로 21년 간 요양 중 또 다시 나온 차준표 전 회장 건강 악화설
제가 드린 패를 아주 제대로 터트리셨던데요?
본전은 뽑고도 남겠어.
아무튼, 저하고 한 약속 어기시면 곤란해요.
자동차하고 백화점을 통째로 걸고 사들인 패인데,
허투로 쓸리가 있나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기대하세요.
그럼.
뭘 사들였길래 자동차랑 백화점이 전화기 너머로 왔다갔다 해요?
알 필요 없다.
모른체 있다가 결과나 즐겨.
도현이 어머니와 손을 잡다니,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요?
실수 하시는 거 아니에요? 결국
뒤통수는 제가 맞을 거 같은데.
전시에는 말이다.
적군과 아군이 수시로 변하게 마련이야.
그 흐름을 빨리 읽고 적시에 공략포인트를 찾아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지.
아이러니 하지 않니?
종국에 적장의 목을 치는 건 아군이 아니야.
적장가까이에 있던 수하 중 하나지.
자막 제공 : The 7-Dimensional Team @Viki
나한테 할말이 있다고?
네. 도현이와 저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씀하신 호적 정정 기록을 조사해 봤는데요.
부사장님 말씀대로 1994년 5월, 호적 정정 신청이 있었고,
그로부터 한달 뒤에 부사장님의 호적상 성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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