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영웅이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숨도 기꺼이 희생할 줄 아는 사람?
아니면 그저 마지막 남은 신념의 불꽃을 살려보려고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한 것일까
신이 버린 세상에서 '그들'로 전락하지 않은 이상
우리는 이미 영웅일지도 모른다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속보를 전해드립니다
라디오를 끝까지 청취해주십시오
믿기 힘든 소식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모든 기차역에 봉쇄령이 내려졌으며
바이러스가
반경 약 30만km까지 퍼졌다고 합니다
안전한 건물로 대피 후 절대 밖으로 나오지 마십시오
국토안보부에서는 침착한 대처를 당부하고 있으며
바이러스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숲
잡아!
더 세게 밟아! 놓치면 안 된다고!
빨리!
더 빨리 가!
밟아!
차 세워 숲으로 도망간다!
- 쫓아가야 하나? - 당연하지, 꼴통아!
안 돼...
빌어먹을
도망가기 전에 잡아!
꺼져, 등신아!
제기랄!
미친 새끼가 내 손목을 잘라?
뭐 하는 놈이지?
닥쳐!
살고 싶으면
나랑 가요
안으로 들어가요!
젠장, 빨리!
창문에서 떨어져요!
어서 가요...
혼자선 안 가요
날 문 앞으로 옮겨주고 내 가방은 가져가요
제기랄!
이렇게 다닌 지 좀 됐나 봐요?
몇 달 됐어요
혼자서요?
네
어디로 가는 거예요?
남쪽으로요
거기 뭐가 있는데요?
아무것도요
아마도 이게 내 마지막 유언이 될 것 같다
시간이 더 있을 줄 알았는데
창궐하는 전염병 때문에 미치기 일보 직전이다
오늘 밤엔 놈들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누가 이걸 읽을지는 모르지만
꼭 살아남기를 바란다
시시각각으로 그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 온다
그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안녕하쇼
- 진정해요 - 너 뭐야? 당장 꺼져!
이봐요, 괜찮아요 흥분하지 마요
- 혼자야? - 침착해요
- 헛수작 말고 손들어! - 알았으니까 진정해요
- 무릎 꿇어! - 아니, 이봐요
손들어!
총까지 겨눌 필요 없잖아요
제발요
왜 웃지?
장전도 안 된 총으로
똥폼 잡는 게 좀 웃겨서요
이리 와, 개자식아!
죽여버리겠어!
재수 없는 새끼
- 죽여버릴 거야 - 그만해요
난 적이 아니에요
놔요!
제기랄
젠장
이제 만족해?
난 적이 아니랬잖아
날 죽일 사람 같았으면 애초에 말도 안 붙였어
알아들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닉이야
존
어디로 가는 길이지?
북쪽
같이 가도 되나?
그러지, 뭐
좋아, 타자고
내가 왜 아직 여기 있겠어? 기름 없어
걸어가야 해
시작이 좋군
- 좋은 아침 - 좋은 아침
와, 밤새 추워 죽는 줄 알았네
너도 잠 설쳤냐?
난 푹 잤는데
다 너 때문이야, 닉
그만 까불지?
와, 엄청 직설적이네
난 오줌이나 싸야겠다
커피 좀 타 놔
베이컨도 굽고
달걀은 정확히 6분 삶아야 해
엿 먹어, 존
너나 처먹어
왜 이래요? 이게 무슨 짓이죠?
이리 와!
우리가 뭘 했다고 이래요!
- 오라고! - 닥쳐!
무릎 꿇어!
이 새끼 잡아!
꽉 잡고 있어
얌전히 있어라, 응?
귀여운 계집이네
이건 어때, 자기?
이따가 같이 재미 좀 보는 거야
그만해요!
다 가져가도 되니까 아내는 건드리지 마요
그만!
너희 셋
가서 쟤네나 도와
쓸 만한 물건은 다 챙겨
어리고...
순진해라
다 가져가도 되니까
제발 우린 보내주세요
어디서 감히 이래라저래라야?
당연히 보내줘야지
보스, 놈들이 옵니다!
보스!
저를 물었습니다!
그만해!
안 돼요 제발 때리지 마세요!
이리 와!
영웅이 되고 싶나?
- 아니에요 - 아니면 뭔데!
감히 나한테 덤벼?
아녜요
그래, 그래, 좋아
자, 울지 말고
난 저놈이 원하는 대로 해줬을 뿐이야
가자!
큰일 날 뻔했어 그놈들 정체가 뭘까?
잘은 몰라도 하나는 확실해
잘못 걸리면 죽는다는 거
고작 생필품 몇 개 때문에 사람을 죽이다니
도와줄 걸 그랬어
우리 목까지 따였을걸
그나저나 이틀 후면 생필품이 바닥날 거야
계속 이동하다가 어두워지면 잘 곳을 찾자
내일은 옆 마을로 가서 생필품을 찾는 거야
이해가 안 돼
저 괴물들보다 더 악랄한 인간이라니
재미로 인간을 사냥하고 강간하고 죽이잖아
진짜 진절머리 난다
그런 생각은 안 해?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물론 하지
근데 전처럼 돌아갈 순 없을 거야
세상이 변했듯 사람들도 변했으니까
우릴 봐, 닉
정처 없이 걷다가
이것들을 죽이고
다시 또 걷다가 배고프면 먹을 걸 찾지
그러다 만약 죽으면
우리도 살아있는 시체가 되는 거야
밝은 미래 따윈 없어
계집을 괜히 죽였어
생각해 보니 아깝다
여자는 죽이지 말지 아까워 죽겠어요!
토미 저 자식 왜 저래?
몰라요 하여튼 쓸모없는 놈
술이나 마시자고
왜 밀고 난리야!
보스
아깐 끝내줬어요 본때를 보여주신 거요!
본때를 보여줘?
끝내줬다고?
잡소리 그만하고 가서 일이나 해!
해리
그 차는 대체 언제 완성되는 거야?
젠장
좋은 생각이 있어
술 먹고 뻗어보자
- 그게 좋은 생각이야? - 최고지
미쳤어? 갈길이 멀구만 여기서 술을 퍼먹자고?
축배를 들어야지
대체 뭔 소리야?
축배 들 일이 뭐가 있는데?
너랑 나
저기 시체 둘
그리고 희망 없는 미래를 위하여
드디어 돌았군
궁금한 게 있는데
우리가 같이 다닌 지 좀 됐잖아
맨날 수첩 같은 걸 읽던데
무슨 수첩이야?
궁금해
작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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