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sub2smi: Daaak 20170212 SUN
〈결혼피로연〉
위통아, 오랜만이구나
요즘은 어깨가 아파 글 쓰는 것도 힘이 든다
그래서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너한테 보내는 거다
전화비도 덜 드니 괜찮더구나
어깨 결림은 노년의 시작이라던데
큰 걱정은 말아라
네 아버지는 제대 후에 많이 이상해졌단다
사단장 시절 만여 명을 지휘하던 아버지가
이젠 나와 장 아저씨만 지휘하니 그럴 수밖에
뒷바라지하기도 힘들구나
하긴 군대에 있을 때보다 힘들 수도 있겠지
나도 늙었지만 네 아버지는 더 늙으신 거 같다
그런데 결혼은 언제 할 거니?
대륙에서 건너 온 후 자식이라곤 너 하나다
최근 너를 대만 최고의 결혼상담소에 등록했다
얼마 후 이상형의 아가씨에 관한 서류가 갈 것이다
‘내전’ 상담소의 여회원은 학력, 교양, 용모 모두 일류지
예전엔 여자라면 아무나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이젠 까다롭게 굴지마라
긴장 풀고 쭉 펴요
중국의 옛말에 이런 게 있죠
무슨 뜻이죠?
당장 긴장을 풀지 않으면 혼내준다는 뜻이죠
사이몬, 전화왔어요
여보세요
1달러 줄 테니 잠깐 쉬고 있어요
- 사이몬! - 어디 있어?
시내에 있는데 밥이나 같이 먹자
아직도 화났어?
오래전에 계획한 여행인데 못가면 말이라도 했어야지
회의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
다음에 꼭 시간을 낼께
일단 집에 들어와서 얘기하자
아마 7시쯤에 도착할거야
위통 맞지? 세상에, 아직도 브루클린에 살아?
아니, 맨하탄에 있어
요즘 뭘 하는데 바쁘지?
내가 수술한 이후로 처음 만나는 것 같아
이 속에 33개의 철사가 있는데 상처가 안보이지
피부 이식한 곳 보여줄까?
괜찮아 나 지금 가야해
나중에 사무실로 전화해
그래, 다음에 한번 보자
급하게 먹는 것 같군
신경 쓰여서 그래 빌딩개조 허가만 나면 대박인데
그렇지 않으면 휴가비도 못 구해
휴가 갈 시간도 없으면서 무슨 돈 얘기를 해
스티븐과 앤드류는 벨기에에서 돌아 왔대
숙박한 호텔이 마음에 안 들었나봐
우리도 같이 갈려고 했잖아
함께 안가서 다행이지
사이몬, 정말 미안해 난 이미 결정했어
9월에 함께 파리에 가자
도시계획 청문회 후에 생일선물을 겸해서 말이야
생일선물?
여기서 뭘 하고 있지?
안녕
스티븐, 농담하지 마 저기 위첼 부부를 봐
좋군
오후에 위통하고 같이 농구 할래?
위통은 일이 있어서 딴 곳에 가야해
난 갈 수 있어
- 전화할게 - 꼭 와
- 잘 가 - 그래
10시까지 치우지 않으면 난 벌금을 내야 돼
- 죄송합니다 - 죄송?
한 장에 175달러야
벌금 나오면 그 만큼 월급에서 뺄 거야
누구세요?
방세 받으러 왔어요
6층은 열린지 오래됐어요
잘생긴 멋쟁이 아저씨 어서 들어오세요
이걸 방세와 바꿀 순 없어
사이몬이 내 그림은 10년 후에 비싸게 될 거랬어요
집 주인은 나고 난 그림 볼 줄 모르지
대신 날 좋아하죠, 전 동성애자를 좋아하거든요
방세 때문에 거짓말 하지 마
시끄럽군
밖이 시끄러워서 집중을 할 수가 없어요
- 대만 노래 좋아해? - 아니, 소음을 피하려고요
뭘 그린거지?
더위!
히터를 끄면 빌딩의 더운물이 끊겨요
누르지 마
돈을 써서 좀 고쳐요 너무 더워요
살 곳이 못 돼서 방세가 싼 거야
1년 동안 해봤는데 작동되지 않아요
이게 뭐지?
식사거리에요
정말 그 정도로 가난해?
언제나 그래왔었죠
어제 이민국에서 조사 왔어요 다행스럽게도 전 없었고요
변함없군
그래요, 그리고 그들이 에밀리를 데려갔어요
다음에 내가 잡히면 상해에서 그 애와 만나겠죠
에밀리는 제일 좋은 친구였죠
지금 난 친구도 잃었고 직장도 잃었어요
안됐군
미국에 친척도 없어?
보증 서준 것도 고마운데 폐 끼칠 수 없어요
당신처럼 돈 많은 미국시민도 아니잖아요
그렇지도 않아 재산이라곤 이 건물뿐이지
이곳에 살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사실 말이야, 이 그림 괜찮아 보이는데
월세 두 달 치로 받지
고마워요
- 고맙긴 - 위통!
수리는 언제 해줄 거죠?
돈 많은 애인 있어서 좋겠다고 사이몬에게 전해줘요
내게도 애인이 있으면 월세도 줄 수 있을 텐데
내 이상형 아내래
뭐! 또 왔어? 이것들은 공짜야?
그래! 그만하라고 말릴 수도 없어
왜 우리 일을 솔직히 말하지 않는 거야?
제기랄!
그럴 수 없어
두고 봐, 언젠가 네 아버지에게 말할 거야
네 꼴을 좀 봐! 부모가 서류를 보내오면
겁나서 어쩔 줄 몰라 하잖아
넌 성인이야, 알겠어? 사실은 거의 중년이지만
웃기지마
- 교육이라, 맞지? - 맞아
- 박사학위도 있어야 하고 - 아니, 둘이야
하나는 물리학
- 성악도 불러야 돼 - 키도 180cm 이상?
중국여성이라고
178cm면 돼
그리고 5개 국어는 해야 하지
네 말이 옳아 이건 어리석은 짓이야
하지만 익숙해졌어
- 선물을 사왔어 - 뭐 하러?
어서 열어봐
바쁘신 기업가에게
테스트 해봐
안녕
- 고마워 - 천만에
사랑해
나도
그 사람들에게 팔면 건물가격을 재평가할거야
그러면 세금 낼 때 부담이 커져
조 선생한테 팩스 보네
좋아, 자네 말대로 하지
하지만 돈이 많이 들면 자네 월급에서 깔 거야
위위 씨한테 히터에 문제가 있다고 전화왔어요
히터? 무슨 놈의 히터?
지금 6월인데
위통아, 너한테 이렇게 빨리 테이프를 보낼 줄 몰랐다
좋은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상담소는 역시 대단해 네 이상형을 찾았단다
아쉽게도 175cm이지만 생물학 박사학위 하나란다
원래는 오페라를 전공했고 5개 국어도 한단다
아버지와 상의해서 큰 선물을 주기로 했다
우리가 경비를 대서 그 앨 뉴욕에 보낼 거다
이름은 위렌렌인데 다들 마오라고 부른단다, 동생뻘이고
2주 후면 뉴욕에 도착하고
언니 집에서 지낼 예정이란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공항에 마중 나가거라
이 소식을 들으면 너도 우리처럼 기뻐할게다
힘드시죠,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마오 씨, 부모님 두 분 다 건강하시죠?
네
언니 집에 갖고 갈 선물은 샀어요?
당연히 샀죠 어린애도 아닌데요
그렇겠죠
마오 씨, 짐이 많은데 소포로 보내지 그랬어요?
붙였어요, 이 중 반은 오빠 물건이에요
미안해요, 오늘 한턱 사야겠군요
꽤 무거운데?
그래요, 차는 어디 있죠?
미국은 처음이에요?
아니요, 샌프란시스코에서 2년 간 오페라 공연을 했어요
아참, 그렇지
- 오페라 좋아해요? - 예… 파바로티를 좋아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서비스가 엉망이군
제 부모님 만나봤어요?
어머님 만요 아버님은 입원하셨어요
입원? 언제요?
아마 2주 전인데 심장병이 재발했대요
모르셨어요?
처음 들어요
내가 괜한 말을 했군요
어머님은 걱정할까봐 말하지 않았나 봐요
아니요, 전해줘서 고마워요
들은 얘긴데 구급차가 가던 길에 차가 막히자
아버님은 응급처치도 못 받고 몹시 고통스러워 하셨대요
잘못하면 돌아가실 뻔 했는데
뜻을 이루지 못한 게 있어서 끝까지 버티셨대요
무슨 말이죠?
손자를 안아보고 싶어하세요
괜찮아질 테니 걱정 마세요
주문하시겠습니까?
위위, 일자리를 찾았군
그래서요?
이쪽은 미스 마오야 대만서 온 오페라 가수지
위위는 방세를 안… 세입자야
오늘 사이몬이 내게 전화 한 거 알아요?
사이몬? 잘 지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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