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선과 악의 학교"
"먼 옛날, 막강한 두 형제가 동화 속 세계에서"
"선과 악의 균형을 지키고자 학교를 세웠다"
"이들은 오랫동안 평화롭게 힘을 공유했으나"
"영원한 것은 없는 법…"
너 반칙했어
결투장의 규칙은 명료해 '마법 금지'
이기면 된 거지 들켜야 반칙인 거야
한 판 더 할까?
아니, 그럴 시간 없어
요즘은 형과 겨루는 게 유일한 낙이야
나도 좋지만 책무가 있잖아
세상 무엇보다 중요한 학교를 돌보려면 감수해야지
이제 지겨워
그래서 어쩌자고?
한 판만 더 해
이번엔 마법을 써서
규칙 따위 없이
어서, 리안
제대로 붙자
포기를 모르는…
라팔, 그만둬!
형은 만족할지 몰라도 난 반쪽으론 안 되겠어
전부 가질 거야!
안 돼!
라팔, 뭘 한 거야? 그건…
혈마법이지
수년간 찾아 헤매다 간밤에 드디어 얻어냈어
금기된 마법인 거 알잖아
널 파멸시킬 거야 제어 못 한다고!
차라리 혼돈이 나아
형은 수천 년 동안 영웅이 유리하게 이끌었지
너와 균형을 맞춘 거야
이제 내 순서야
라팔
내가 규율을 정하고
아주 다른 세상으로 만들 거야
함께 만들면 돼
악은 협조하지 않아
악은 공유하지 않지
내 계획을 완수하면
악은 지지 않을 거야
안 돼!
라팔…
"오랜 세월이 흘러"
"머나먼 땅에선"
"새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옛날 옛적에 소피라는 소녀가 살았어요
뛰어난 미모에 용감한 성품
남다른 품위를 갖췄죠
세상을 바꿀 운명을 타고났답니다
마지막으로 말하니 잘 들어라
이 게으르고 어이없는 애야
당장 그 무거운 엉덩이 들고 나와
소피, 내 말 들리잖아!
누가 나 좀 구해주오
알았어요, 일어났어요 문 부서지겠네
후딱 안 나오면 부술 거야
머리 손질에 1시간씩 쏟지 말고
난 머리숱이라도 있지
그만들 해라
좋은 아침, 가족 여러분
토마토 다 버렸잖아, 소피! 스튜에 넣을 거였는데
일진 더럽게 사납네
한편, 가발돈 마을의 반대쪽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선
그레이브스힐 꼭대기의 허름한 오두막에 사는
아가사라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짜증 나
넌 눈싸움 초고수야, 리퍼
잠깐 와볼래, 애기?
남편 잃은 그런펠드에게 줄 증조할머니표 사랑의 묘약인데
뭔가가 빠졌어
- 독미나리요 - 옳거니
아가사는 엄마가 진짜 마녀인지 의심스러웠죠
엄마의 묘약은 효험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아가사의 엄마는
딸에게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아가사는 진짜 마녀가 될 자질이 있다고 믿었거든요
아가사 또래 아이들도 같은 마음이었죠
마녀다! 마녀!
- 불태워라! - 마녀!
안녕, 나의 귀여운 숲속 친구
- 괴짜들! - 별종들아!
- 이 동네 진짜 싫어 - 이 동네 진짜 싫어
다행히 둘은 서로 의지했습니다
너무나 다른 두 소녀가 친구가 되는 게
불가능해 보였겠지만
둘의 우정은 각별했답니다
윽, 더러워!
이들은 어릴 때 만났어요
"바네사 이브 사랑하는 아내이자 엄마"
소피를 가장 사랑해 주던 엄마는 돌아가셨지만…
넌 특별하다는 걸 명심하렴
훗날 네가 이 세상을 바꾸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 거야
그보다 더 자신을 사랑해 주는 친구가 생긴 거죠
- 거기 누구야? - 너 주려고 만들었어
엄마 일은 유감이야
두 소녀는 마을의 소원 나무 아래에
평생 함께할 우정의 맹세를
"애기와 소피 영원히"
새겨 넣었답니다
진짜 백 번째 말하는데 싫어
환골탈태까진 아니어도 돼
눈에 오이 팩만 바르자 모공 때 좀 벗기고
못생긴 애야
대답 안 해?
얘 말고, 너
에릭 저주했다며?
- 에릭이 누구야? - 몰라
8년간 같은 반이었어
네가 묘하게 쳐다본 뒤로
온몸이 근질거린대
안 닦아서 그런 거 같은데
맞아, 이가 있나?
웃기지 마!
너희가 잘난 줄 아는데 너흰 그저 꼴통과 돼지야
별종들
내가 에릭이야
쟤가 너 좋아하나 봐
에릭 말이야?
잠깐, 에릭이 있었어?
난 독미나리 얻으러 피셔 아줌마한테 가야 해
난 초록 장식을 사야 해
- 도빌네서 만나자 - 저기, 소피…
그래
좋아
마녀
쟤 마녀야
안녕
안녕, 꼬마야
그래, 좋아하는구나
공동묘지에 사는 애지?
공동묘지 옆에 사는데요
그거 알아? 마을 사람들 다 너더러 마녀라고 해
예전엔 가발돈에서 마녀를 어떻게 했게?
불태웠어
아주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 마을에 마녀는 필요 없어
알아들어?
가발돈의 착한 주민들을 위험에 빠트린다고
가발돈에 착한 주민이 하나라도 있나 싶다
- 괜찮아? - 응, 괜찮아
딴 데로 가자
도빌네 들르자 신간 들어왔나 보게
집에 가야 하지 않아?
재미난 거 있을지도 몰라
"도빌네 이야기책방"
내 열혈 독자들 왔네
오늘 진짜 잘 왔다
어제 책이 많이 왔어
- 유령 얘기 있어요? - 흥미로운 거 몇 권 있더라
새 동화책은요?
네가 이미 천 번은 읽은 책들뿐이야, 소피
근데 꽤 흥미로운 구판이 눈에 띄더구나
찾아봐, 파헤쳐
씨알도 안 먹히겠지만
독서 범위를 넓힐 생각 없어?
꼬맹이들 책 그만 읽고?
'호문쿨루스의 피'?
됐네요
난 '신데렐라'가 좋아
여기 드레스 좀 봐
찾았구나
이 문양을 좀 봐라
누구 이니셜이죠?
사람이 아니라 장소야 '선과 악의 학교'
설마 처음 듣니?
- 어디 있는데요? - 아무도 몰라
다른 시간, 다른 세계에?
전설에 따르면
위대한 동화의 실제 이야기는 전부 거기서 시작돼
선의 학교는 영웅을 키우고
악의 학교는 악당을 키우지
- 듣기론 그래 - 미친 사람들이 한 말이겠죠
그건 아닐 거다
20년 전, 리어노라라는 아이가 마을에서 납치됐어
하늘이 핏빛으로 물든 날
그 학교에서 데려갔다는 게 정설이야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아무도 몰라
그 후로 소식을 못 들었지
이 마을을 탈출할 순 있겠네요 신입생도 받나요?
농담이지?
응
선과 악의 학교 교장님께
미래의 공주로서
귀하의 훌륭한 학교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제 얘기를 들으시면
제가 왜 출중한 후보인지 아시게 될 거예요
저는 어려서부터
세상을 바꿀 운명인 걸 알았어요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겠다는 일념으로
제발 진짜이길
소피는 미래를 향한 모든 희망을
소원 나무에 걸었답니다
- 새엄마 완전 싫어 - 잠깐, 뭐?
자기 다니는 공장에 자리 났다고 학교 관두고 돈 벌래
나도 자퇴할게 내 자리도 구해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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